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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 일기장/청차(우롱차)

2018년 봄에 만들어진 청차 대홍포를 마셔보자.

청차 대홍포

2018년 봄 복건성 무이산 북부에서 생산되는 대홍포이다. 대홍포는 중국의 민북 우롱차(청차)로 무이암차의 대표가 되는 차이다. 무이암차란 무이산에서 나는 우롱차의 총칭으로 생산 지역에 따라서 정암, 반암, 주차로 나눌 수 있다. 오늘의 대홍포는 반암에서 생산된다.

사용할 다구와 대홍포
사용할 다구와 대홍포

3g 정도만 마셔보려고 하고 자기 개완과 정수 물을 사용하여 100도로 우릴 것이다.

대홍포 건차

대홍포 건차
대홍포 건차

무이암차는 무이산 근처의 습기로 인하여 차를 만드는 공정 과정에서 많은 열을 오래 강하게 주어야 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잎이 어둡고 쭈굴쭈굴 해지는 특징이 있다. 조형(길게 말려 있는 형태)으로 예쁘고 일정하게 잘 말려있는 것 같다. 짙은 암갈색으로 한 톤을 띄고 있고 윤기는 있으나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대홍포 탕 색

대홍포 탕 색
대홍포 탕 색

맑고 깨끗하며 진한 황홍색(붉은색과 주황색)을 띤다.


대홍포 향과 맛

보기와는 다르게 다크 하지 않고 시원한 향이 가볍게 스치고 구수하면서도 아주 미세한 꽃 향이 나는 듯하다. 마치 꽃이 약간 달린 나뭇가지를 꽂아둔 화병 옆에 가습기를 들어둔 듯한 느낌이다. 구수하고 약간의 떫은맛이 있다. 차를 삼키고 난 후 약간의 회감이 있고 목구멍에서부터 올라오는 시원함이 느껴진다. 무이암차는 생산 과정에 많은 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차의 경우 화기가 남아 있을 수 있어 기관지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화기를 빼고 마셔야 하는데 오늘 마신 대홍포는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 화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대홍포 연저(젖은 찻잎)

대홍포 엽저(젖은 찻잎)대홍포 젖은 이파리
대홍포 엽저(젖은 찻잎)

빳빳하고 일정하며 전체적으로 어둡다. 싹은 찾아보기 힘들고 잎으로만 이루어진 듯하다. 생각보다 얇은 잎을 사용하여 차를 만든 것 같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나는 대홍포를 마실 때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생각난다. 푸른 색감의 시원함과 전체적인 그림의 깊이감이 대홍포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마냥 가볍고 시원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느낌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대홍포는 가볍고 시원하지만 구수한 느낌 때문에 쌀쌀해지기 시작하는 요즘 마시기 딱 좋은 차인 것 같다. 이른 아침보다는 해가 막 지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가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